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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의 本心을 보려면
작성자 내원사 등록일 201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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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본심(本心)을 항상 보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모르고 있는 것은

우리의 생활에 공기는 일분, 일초도 여의고는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이나

너무 흔하고 너무나 가까이 있는 바람에 공기의존재를 모르고 있듯이

우리의 본심도 어느 장소나 어느 시간에도, 또 망상분별로 작용을 했든, 아니했든

우리의 생활에 있어서 일분, 일초도 여읜 일없이 항상 같이하고 있으나

이 본심을 아는 이는 매우 드물다.

그것은 우리의 마음속에 생각이 분주하여 그 생각을 쫓고, 또 쫓기느라고

항상 같이하고 있는 본심을 미쳐 살펴보지 못하고 있는 것 뿐이다.

그러나 본심을 보려면 마음속에 있는 모든 어지러운 생각부터 쉬어야 한다.

어떤 물건을 관찰할 때,

만일 마음 속에 생각이 복잡하거나 들떠있으면 세밀히 관찰되지 않는다.

세밀히 관찰된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이 가라앉아 있는 것이고, 조용한 것이다.

또 기둥시계의 일초, 일초.. 초를 새기는 추소리가 낮이나 밤이나 크기가 같지만

낮에는 잘 안 들리고 밤에는 잘 들리는 것은

낮에는 환경의 소음에 가려 잘 들리지 않는 것이고, 밤에는 낮보다도 소음이 적고 조용하기

때문에 잘 들리는 것이다.

낮이나 밤이나 소리에는 차이가 없는 것이다.

마음속에 있는 모든 생각을 쉬면 본심을 본다고 했는데, 생각을 쉰다는 것은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생각을 놓는다는 말이다.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생각이 그것이 마음 속을 가로막아 마음이 막힌 것이니,

마음을 막았던 생각을 놓으면 막힌 것이 없어지니 마음은 저절로 열리는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마음속에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무 탈 없는 가슴 속에 돌멩이 하나를 집어 넣고 스스로 답답하고 불안해하는 것과 같다.

불안의 원인이 돌멩이 때문이니, 돌멩이만 덜어내면 원래 탈 없던 가슴이라,

답답하고 불안한 것은 저절로 없어지고 만다.

마음속에 집착하고 있던 생각을 놓은 자리에 드러난 본심은

모든 망념을 여의었기 때문에 지극히 고요하고, 망념의 구름이 덜어졌으니 지극히 신령하다.

그렇다면 공적영지한 본심이 망념이 없을 때만 있고, 망념이 있을 때는 없는 건가 하면

그렇지 않다.

망념이야 있든, 없든 관계없이 조금도 변함이 없고 항구불멸하지만, 다만

망념이 있을땐 망념에 가려서 나타나지 않았던 것 뿐이다.

중천에 떠 있는 해가 구름이 가리든 , 가리지 않든 변함이 없으나 구름이 가리면 해를  볼 수 없고,

병속에 있는 등불도 불빛에는 변함이 없으나 병속에 갇혀 있으면 불빛을 볼 수 없는 것과 같다.

 

- 범어사 방장 지유큰스님의 법문 가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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