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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문 및 안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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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物不遷論- 조론 中 (승조법사)
작성자 내원사 등록일 2013-03-01
첨부파일 조회수 3097

대저 생사가 교대로 뒤바뀌고 한서(寒暑)가 번갈아 천류(遷流:옮겨 흐른다)하면서

사물은 움직이면서 유전(流轉)함이 있다 함은 사람의 일상적인 감정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방광반야경>에서 말하기를, "제법은 현재가 과거로 흘러가지도, 과거가

현재로 흘러오지도 않는다. (諸法은 不動하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을 따라 움직이면서

전변(轉變)함도 없다."  라고 하였기 때문이다.

방광반야경에서 말한 "움직이지 않는다" 던 것을 연구해 보자.

어찌 움직이는 것을 버리고 고요함을 찾았겠는가. 반드시 움직이는 모든 현상의

모습에서 고요한 진공(眞空)을 구해야만 한다.

반드시 제법이 움직이는데서 고요함을 구해야만 한다. 고로 비록 움직이지만 항상

고요하고, 움직임을 버리지 않고 고요함을 구하기 때문에, 비록 고요하나 움직임을

떠나지 않는다.

(<화엄경>에서 "보리의 도량을 떠나지 않고,  일체의 세계에 보편한다." 말한 것과 같다.)

그러한즉 동정(動靜)이 처음부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미혹한 범부는 동정이

동일하지 않다고 한다. 이 때문에 진리의 말씀은 시비를 다투는 변론하는데서 막히고,

종지로 통하는 길이 부질없이 동정이 다름을 좋아하는 데서 굴복을 당하게 하였다.

그런 까닭에 동정이 둘이 아닌 극치의 경지는 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진리를 담론하면 세속의 속된 견해를 거슬리고, 세속적 견해를 따르자니

진리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진리에 위배되기 때문에 본성에 미혹하였는데도 근원으로

돌아올 수 없고 세속적인 견해를 거슬리기 때문에 말이 담담하여 맛이 없다.

이 때문에 보통 근기의 사람은 도가 있는지 없는지를 분간하지 못하고 반신반의하고,

최하근기의 사람은 손뼉을 치면서 비웃으면서 되돌아보지도 않게 되었다.

.......

<도행반야경>에서 말하기를, "제법은 본래 과거에서 현재로 흘러 온 유래가 없으며,

(인연이 흩어지면 사라지기 때문에)  과거로 흘러간다 해도 이를 곳이 없다."

<중관론>에서 말하기를, " 갈 방향을 관찰하고 그가 간다는 것을 아나 가는 자는 끝내

그 방향에 이르지 못한다."라고 하였다.

이는 모두가 제법의 움직임에 나아가서 고요함을 찾은 것이다.  이로써 사물은 천류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대저 사람들은 소위 움직이면서 변화한다라고 말들 하는데, 이는 과거의 사물이 현재에

이르러 오지 않기 때문이다. 고로 " 움직이면서 고요하지 않다."라고 한다.

내가 말하는 '사물은 움직이지 않고 고요하다'함은 과거의 사물이 현재에 이르러 오질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물은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움직이며 고요하지 않다라고 한 것은 과거의 사물이 현재로 흘러오지 않았기

때문이며, 내가 사물이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는다 한 것은 현재의 사물이 과거에로

흘러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같다면 일반 사람과 내가 나아간 대상은 아직 차이가 나지 않았는데도 이를 보는

견해는 일찍이 동일하지 않았다.

과거의 사물이 현재로 흘러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재의 사물이 과거로 흘러간

다고들 말한다. 과거의 사물이 현재로 오지 않았다면 지금의 사물인들 어디로 흘러가겠

는가.

왜냐하면 과거의 사물을 과거에서 구해 보았으나 과거에 일찍이 없지는 않았었고,

과거의 사물을 현재에서 따져 보았더니 현재에선 아직까지 있지 않았다. (현재와 과거가

서로 왕래하지 않는 측면에서) 과거의 사물이 현재에서 있지 않기 때문에 이로써 과거의

사물이 현재로 오지 않았음이 분명하고, 현재의 사물이 일찍이 과거엔 없었기 때문에

현재의 사물이 과거로 흘러가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이를 뒤집어서 현재에서 찾아보았

더니 현재도 과거로 가지 않았다.

이는 과거의 사물은 스스로 과거에 있었고, 현재로부터 과거에로 이르러 간 것이

아니며 현재의 사물은 절로 현재에 있고, 과거로부터 현재로 이르러 오지 않았음

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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