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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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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잔디밭 운력
작성자 내원사 등록일 2007-10-04
첨부파일 조회수 1958

칠월 칠석..

저녁 공양을 일찍 마치고 햇살이 누그러지자 시작된 선방 뒤 잔디밭 풀뽑기 운력.

풀을 뽑은지 월매나 됐다고 벌써 풀밭 다 됐다냐아~

전라도에서 오신 스님의 구수한 탄식과 함께

양끝으로 갈라져 시작된 운력은

1시간이 지나고 2시간이 지나고 굴뚝의 연기가 잦아들도록 끝날 기미가 안보인다.

(우리의 번뇌도 이와 같을지니...

매일매일 나는 마음 밭을 매고 있는지...)

"현우스님, 뭐해요? 빨리 매고 건너와요!"

반대편 스님을 재촉하는 입승스님의 말씀엔

견우와 직녀만큼의 애틋함이 묻어난다.

시원한 콩국 한사발로 운력에 마침표를 찍고 일어서는 순간!

주지스님을 발견한 한 스님 曰

"좋은 말씀 해주세요~"

이리하야 야단법석(野壇法席)이 만들어졌으니...

"... 우리가 무명, 업장 하는데 그건 원래 없는 거여.

청정한 각상(覺相)을 비추어봤더니 영단무명(永斷無明)이라..."

문수장을 시작으로 이어진 법문은

"중노릇했다고 좋은 곳에 가는 것 아니야.

진짜 치열한 구도를 했을때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자기가 갈 곳을 볼 수 있는 거야.

지금의 당면 과제는 열심히 정진하는 것, 그것 뿐이지.

우리 모두 성불합시다."

로 운력의 매듭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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