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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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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봄준비에 바빠요
작성자 내원사 등록일 2008-04-23
첨부파일 조회수 2480


파릇파릇 봄나물 돋아나면 시자의 손길이 바빠집니다.

쑥, 민들레, 냉이 등을 모아 차도 만들고 양념거리도 준비하려면,,,,,,,

하루종일 사무실 근처를 배회하며 모아놓은 나물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시자행자님의 마음이 이쁩니다.


봄이면 봄마다 누비에, 목도리에, 마스크에 그것도 모자라 화장지와 손수건을 달고 사는

아무개(?)스님의 비염을 보다 못한

총무스님과 교무스님, 드디어, 목련 나무를 점찍었습니다.

재빠른 교무스님, 원숭이띠도 아닌데 나무를 잘 탑니다.

총무스님, "여기, 여기,"라며, 모자로 잘 받아챕니다.

다듬어서 잘 말린 목련잎은 노란색입니다.

두 분 스님의 진심어린 극성(?)에 감동하여

노랑 차를 마시며,  눈,귀,코, 목에 발원을 해봅니다.

"나의 이 눈, 귀, 코, 목으로

보지 않아야 할 것을 보고,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듣고,

맡지 말아야 할 것을 맡고,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었던 지난날의 일들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앞으로는

보지 않아야 할 것은 보지 않을 것이며,

듣지 말아야 할 것은 듣지 않을 것이며,

맡지 말아야 할 것은 맡지 않을 것이며,

먹지 말아야 할 것은 먹지 않을 것이니,

나의 눈, 귀, 코, 목이여,

이제 지난 상처는 잊으시고,

다시 본래의 그 청정함 되찾으소서."

 

사무실 앞 밭에 상추, 아욱, 근대 등의 씨를 뿌리고

후원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더 바쁜 행자님, 둘 빠지고, 나머지 대중들,,,,

고개숙인 그 모자 안에 환한 미소, 감춰보지만

다른 대중들의 파안대소에 절로 그 향기 묻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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