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 선해일륜 > 법문 및 안거
제목 | 늙음 | ||
---|---|---|---|
작성자 | 내원사 | 등록일 | 2009-12-11 |
첨부파일 | 조회수 | 2429 | |
늙 음
무엇을 웃고 무엇을 기뻐하랴 세상은 끊임없이 불타고 있는데 그대는 암흑에 둘러 쌓인 채 어찌하여 등불을 찿지 않는가
보라, 이 꾸며 놓은 몸뚱이를 육신은 상처 투성이에 불과한 것 병치례 끊일 새 없고 욕망에 타오르고 단단하지도 영원하지도 못한 껍데기
이 몸은 늙어서 시들고 터지기 쉬운 질병의 주머니 썩은 육신은 마디마디 흩어지고 삶은 반드시 죽음으로 끝난다
목숨이 다해 정신이 떠나면 가을 들녘에 버려진 표주박 살은 썩고 흰 뼈다귀만 뒹굴텐데 무엇을 기뻐할 것인가
뼈로써 성곽을 이루고 살과 피로 포장이 되었다 그 안에 늙음과 죽음 자만과 거짓이 도사리고 있다
화려한 왕의 수레도 닳아 없어지고 이 몸도 그와 같이 늙어 버리지만 선한 이의 가르침은 시들지 않는다 선한 사람들끼리 진리를 말하므로
배움이 적은 사람은 황소처럼 늙어간다 육신의 살은 찌지만 그의 지혜는 자라지 않는다
이 집을 지은 이를 찿아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였지만 찿지 못한 채 여러 생을 보냈다 생존은 어느 것이나 괴로움이었다
집을 지은 이여 이제 그대를 알게 되었다 그대는 또 다시 집을 짓지 않으리 기둥은 부러지고 써까래는 내려 앉았다 마음은 만물에서 떠나고 육체의 욕망은 말끔히 씻어 버렸으니
젊었을 때 수행하지 않고 정신적인 재산을 모아 두지 못한 사람은 고기 없는 못가의 백로처럼 쓸쓸히 죽어갈 것이다
젊었을 때 수행하지 않고 정신적인 재산을 모아 두지 못한 사람은 부러진 활처럼 쓰러져 누워 부질없이 지난 날을 탄식하리라
<법구경 중에서>
|
다음글 | 아름다운 마무리 |
---|---|
이전글 | 향을 싼 종이에서는 향 냄새가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