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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비구의 고백 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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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내원사 | 등록일 | 2009-09-16 |
첨부파일 | 조회수 | 2655 | |
화장을 하고 아름다운 옷을 입었으며, 화환으로 장식하고 발에는 빨간 물감을 칠한 기생이 슬리퍼를 끌고 찾아왔다. 그녀는 신발을 벗고 내 앞에서 합장하며 미소짓더니, 상냥하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을 건넸다. "그대는 젊어서 출가하셨군요. 저의 말대로 해 보옵소서. 인간으로서의 쾌락을 즐기소서. 내 그대에게 재물을 드리리다. 진실로 그대에게 약속하나니, 만일 이 말을 못 믿겠거든 내 그대에게 불을 가지고 오리. 우리 두 사람 모두 나이들어 지팡이에 의지하게 될 때, 그때 함께 출가합시다. 그리하면 이 세상에서도 저 세상에서도 행복한 일이 일어나리." 라고. 죽음의 올가미처럼 화장을 하고 아름다운 옷을 입은 채 합장하며 애원하고 있는 그 여인을 보고, 그때 바로 도리에 부합되는 생각이 일었다. 재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혐오스러워졌다. 곧 내 마음은 해탈했다. 보라, 가르침이 진리에 훌륭하게 부합되는 것을! 세 가지 명지(明知)를 모두 체득하였다. 붓다의 가르침은 실현되었다.
<비구의 고백, 비구니의 고백>, 2003년, 민족사, [순다라사뭇다 비구]
cf) 1) 순다라사뭇다 비구 - 왕사성에 사는 한 장자의 아들. 그의 어머니가 출가한 아들을 환속시키려고 기생을 보냈으나, 아들의 마음을 돌려놓지는 못했다. 2) 불을 가지고 오리 - 불을 가지고 와서 맹세한 대로 실천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상징적인 의식이 존재했었던 것으로 옛 문헌은 전하고 있다. '진실을 피력하는 행위'가 곧 맹세이고 기도인데, 그것은 갠지즈 강의 물줄기를 거꾸로 돌려놓을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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